<기자의눈> 고리원전사태, 정비시스템부터 챙겨야
<기자의눈> 고리원전사태, 정비시스템부터 챙겨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3.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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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전력계통과 보고체계 등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대한민국 언론은 허술한 보고체계를 도마에 올리고, 은폐를 위한 대책회의까지 열었다면서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최종 방어선인 비상디젤발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심각하다는 보도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2월 9일 20시 43분경 계획예방정비 중이던 고리원전 1호기의 발전기 보호계전기 시험과정에서 오작동으로 12분간 발전소의 전원이 차단됐다. 이 보호계전기는 과도한 전압이 들어오거나 쇼트가 발생할 때 전력을 차단하는 장치다.

이번 고리원전 1호기 사태를 지켜보면서 ‘적우침주(積羽沈舟)’와 ‘성화요원(星火燎原)’ 등의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이 사자성어는 작은 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일이 되고 처음에 그르친 일이 나중에 큰 일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이처럼 걷잡을 수 없도록 번진 이유는 정비작업자의 실수 탓이다. 인재(人災)다. 제대로 된 정비만 이뤄졌다면 보호계전기가 오작동 될 이유도 없었고, 설령 그렇더라도 비상디젤발전기가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일이 이처럼 번지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사건을 은폐하는 등 보고체계의 누락은 지탄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미 벌어진 일임을 감안하고 원전정비체계에 허점은 없었는지 한번 살펴봐야 한다. 당시 작업자의 스트레스 정도나 정비기간은 충분했는지, 인력은 부족하지 않았는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 정비시스템에 문제가 있지는 않았는지도 충분히 검토돼야 할 것이다.

정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이 조사가 보고체계 등의 허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정비시스템과 관련된 조사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아직 불씨는 남아있다. 즉 또 다시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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