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이란사태, 에너지구조에 미칠 영향은
<기자의눈> 이란사태, 에너지구조에 미칠 영향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1.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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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사태가 우리나라의 에너지구조를 위협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미국과 이란이 대립한 상태.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석유파동과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이란사태가 1년 이상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21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당연히 경제는 얼어붙고 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6개월 이내서 마무리되더라도 국제유가는 160달러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 정부는 정유회사와 더불어 원유를 확보해야만 한다. 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가격 급등에 대비한 정책도 나와야 한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왜곡된 에너지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올 겨울 유난히 전력난이 심각한 이유는 전기용 난방기기 난립 때문이다. 이유를 살펴보니 국제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존 석유제품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던 소비자는 고유가로 석유제품의 가격이 상승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전한 전기를 선호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국제유가 상승이 전기용 난방기기의 확산을 부추긴 셈이다.

이란사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에너지구조를 더 왜곡시킬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 우선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석유제품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던 기존의 소비자가 전기제품에 논을 돌릴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기껏해야 전기용 난방기기의 사용을 억제하는 홍보활동 정도. 특히 지난 2011년 도입하겠다던 연료비연동제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더니 결국 도입되지 못했다. 전기요금 현실화는 사실상 실패한 상황이다.

에너지구조 왜곡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는데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전기요금이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물가를 잡는 용도로 사용되면서 망신창이가 됐다.

이란사태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언론지상을 통해 전기용 난방기기의 보급이 확산됐다는 보도만 접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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