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영어> 빨간모자의 진실 2
<스크린영어> 빨간모자의 진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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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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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영어’는 일반적인 영화 감상평이 아닌 우리 사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연관시킨 필자의 생각이 표현되며, 영화속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한 교훈도 소개하고 있다. 필자(신병철)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근무 중이며 지난 수년간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비지니스를 직접 수행해온 인물이다.

MBA 재학 시절, 영화 속 등장인물이나 사진 속 인물들의 표정을 보고 해당인물들의 심리를 추측해보는 수업과정이 있었다. 몇몇 동기들은 기가 막히게 파악을 해내는데 반해 필자의 추리는 번번이 틀렸다. 내면에 감추어진 감정파악이나 사람 보는 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전에 황수관 박사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새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는 깊은 산골에서 빨간 눈을 가진 토끼 두 마리가 깡충깡충 뛰어 놀았다는 이야기를 어린이와 어른 두 집단에게 해주었다고 한다. 하얀 상상력의 도화지위에 눈 속의 토끼를 그려가며 호기심어린 눈망울을 반짝이던 아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어른들은 이야기의 숨은 의도를 파악해 내느라 여념이 없었다고 한다.

이 세상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아니하면 살아갈 수가 없다. 슬퍼도 기쁜 척 해야 하고 화가 나도 웃어야 한다. 어른이 되면 어느 정도의 포커페이스는 기본 자질에 속한다. 말과 표정만으로는 상대의 진짜 생각을 알아낼 수가 없어 늘 스트레스 속에서 긴장해야 한다. 사회생활이라는 프로들의 무대에서 감정은 표정에 여실히 드러나고 눈치도 별로인 필자와 같은 이들은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신건강측면에서는 필자와 같은 사람이 더 낫다고 한다.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가 적지만, 두 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만 하는 어른들의 정신건강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 황박사 강연의 요지였다.

해피엔딩 수사국의 최강 비밀요원인 빨간모자는 흉악한 마녀에게 납치된 헨젤과 그테텔을 구해내고자 위험을 무릅쓰고 좌충우돌의 활약상을 벌인다. 자신들을 구해달라고 간절한 눈망울로 애원하던 두 아이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슈퍼파워를 얻기 위한 두 아이들의 철저한 계략이었음이 밝혀지면서 모두는 경악한다.

영화 속에서처럼 어린이들마저도 포커페이스를 펼친다면 이제 믿을 것은 아가들밖에는 없다. 해맑은 눈망울로 엄마만을 바라고 의지하는 어여쁜 아가들 앞에서는 인간의 죄성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죄인들을 구원하시고자 아기예수가 이 땅에 나셨다. 영광스런 하나님의 아들이심에도 불구하고 눌 자리가 없어 구유에 계셨다. 순하고 선하셨던 아기 예수는 성장하여, 결국 죄 많은 인간들에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 그분의 길은 무척이나 억울해 보였지만 인류의 죄를 대속하는 영광스런 고난의 길이었다.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를 지고 예수의 뒤를 따라가는 하는 자들이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환난과 고초를 당하지만 묵묵히 모든 것을 감당할 때 많은 사람들을 위한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화려한 트리와 조명을 꾸미기보다 가슴 터질 듯한 안타까움으로 모든 죄인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애틋한 사랑을 곰씹어 보는 것은 어떨까?

Not all fairy tales go by the book : 모든 동화가 규칙대로 가는 것은 아니다(영화 포스터 중에서)
go by the book은 원리원칙대로 하다. 규칙대로 하다라는 뜻.

우리가 어릴 때는 세상을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라는 가르침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세태에 원리원칙대로 살아가다가는 돈키호테 취급을 받을 것이다. 민사법정에 나오면 심지어 법원장도 거짓말을 한다는 한 판사의 고백은 가장 신성해야 할 법정에서도 일면, 진실보다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내년 1월 14일 날 첫 생일을 맞는 우리 예솔이를 앞으로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그래도 정직하고 진실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비록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십자가의 길이지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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