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석연료·신재생 발전전원, 동반성장 필요해
<사설> 화석연료·신재생 발전전원, 동반성장 필요해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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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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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에너지 분야를 되돌아보면 씻지 못할 오점으로 남은 사건이 있다. 지난 9월 15일 발생했던 대규모 정전사태다. 정부가 당황하며 손 놓고 있는 사이 국민들은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다급한 나머지 도입했던 순환정전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불은 돌아가며 꺼졌다. 가장 피해가 컸던 소상공인들은 발을 동동 굴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나마 광역정전으로 번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여파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올 겨울도 전기용 난방기기의 난립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어렵다면서 전력대란이란 수식어를 단 보도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결코 언론보도의 허세는 아니다. 언제든지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으며 심지어 광역정전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정부는 공공기관과 대형빌딩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10%의 전력을 절전하라는 것과 함께 과태료까지 부과하겠다고 나섰다. 올 겨울 난방용 1차 에너지인 등유와 도시가스의 수급보다 2차 에너지인 전력수급에 초점이 맞춰지는 이유는 뭘까. 바로 저평가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난방용 에너지수요가 1차 에너지인 등유와 도시가스에서 2차 에너지인 전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왜곡된 에너지가격과 구조의 문제점이 조금씩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심각한 현실임을 주장했다.

저평가된 전기요금으로 인한 에너지가격의 왜곡은 수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국민들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중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한쪽으로 너무 편중된 에너지정책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늘어난 전력수요만큼 공급능력이 따라주지 못해 대한민국이 난리법석이다. 물론 고려되지 못했던 전기용 난방기기의 급작스런 증가도 한 몫 했지만 전체적으로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전원이 뒤를 따라주지 못한 이유도 있다.

최근 수립된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살펴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수요관리의 비중이 늘어났고 그 결과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전원은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이들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수요관리 등이 목표대비 성과가 달성됐다면 지금만큼이나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목표대비 성과가 부실하다보니 늘어난 수요만큼이나 공급능력이 받쳐주지 못한 결과를 낳은 셈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저탄소녹색성장정책이 급부상하면서 발전전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수요관리 등이 각광을 받으면서 전력계통서 불확실성이 강한 발전전원과 수요관리가 대거 반영됐다. 이 결과가 지금의 상황을 빚는 근본적인 원이 됐다는 주장이 그래서 제기된다.

국가기간산업 등을 보면 철저한 보안이 생명이다. 그래서 2중 3중의 방어망을 설치하고 대비한다. 그 만큼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고 중요하게 관리되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공기처럼 쉽게 접할 수 있어 당장 소중함을 모르지만 순환정전 한번으로 대한민국은 아수라장이 됐다. 광역정전으로 번졌다면 대한민국은 완전 불이 꺼졌을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에너지 중 하나다.

그러나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이란 허울에 사로잡혀 이를 예측하지 못한 탓이다. 전력업계 관계자와 학계에서 수차례 위험성을 경고했으나 이를 무시한 결과다. ‘모 아니면 도’란 정부정책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 부분이다.

전력산업이 결코 시험대에 올라선 안 된다. 기본적으로 공급능력을 갖춰야만 불확실했던 새로운 발전전원이 자리를 잡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수요관리도 마찬가지다. 아직 수요자들의 마음준비가 되지 않았고 산업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를 바라는 건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성공사례로 유럽의 국가들을 손꼽는다. 독일 등 유럽의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에서 앞설 수 있었던 배경은 불확실성이 강한 발전전원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한 배경이 뒷받침됐다. 독일의 경우 현실화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전원이 자리를 잡았다. 경제성이 뒤따라준 결과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기본은 반드시 갖춰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만 동반성장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전력산업에서도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전원과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발전전원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불확실한 발전전원은 전력계통을 흔들 수 있다. 그래서 불확실한 발전전원이 안정적인 발전전원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기존의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전원과 동반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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