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악의 전력수요 전망, 나 하나쯤 생각 버려야
<사설> 최악의 전력수요 전망, 나 하나쯤 생각 버려야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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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1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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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전력수급이 위험수위를 넘어 사상 최악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벌써부터 관련부처를 비롯해 직접적으로 관련된 한전이나 전력거래소 발전6사 등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민간발전회사와 유관기관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력산업을 이해하거나 관계자라면 누구나 올 겨울을 걱정한다. 특히 산업체 관계자들의 관심이 높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인해 대규모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우리는 대규모 정전사태에 놀랐다. 놀란 가슴을 채 쓸어내리기 전에 올 겨울은 최악이 될 것이란 전망치가 발표됐다.

정부는 내달 5일부터 시작되는 동절기 기간 중 예비전력이 400만kW이하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예비전력은 일명 ‘위험수위’로 불리며, 올 겨울 내내 비상사태란 뜻이다. 특히 1월 중순경은 예비전력이 53만kW까지 하락해 전력예비율이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예비전력은 거의 정전이나 다름없음을 뜻한다. 가용가능한 발전설비가 모두 가동되기 때문이다. 이 예비전력은 화력발전기 1기에 해당하므로 이때 국내에 가동되는 발전기 중 하나만이라도 정지될 경우 바로 블랙아웃(광역정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지자 정부는 대책을 수립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제103차 비상경제 대책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경부로부터 수요관리를 중심으로 한 ‘전력수급 안정 및 범국민 에너지절약대책’을 보고받았다. 이번에 수립된 대책은 동계전력수요가 위험수위에 육박함에 따라 계약전력 1000kW이상 고압수용가 1만4000곳은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의거 피크시간대 전년대비 10%를 감축해야 하고 100kW이상의 일반건물 4만7000곳도 난방온도 20℃이하로 제한된다. 또 서비스업종은 네온사인 사용제한을 받게 된다.

특히 경제 단체와 지방자치단체, 업종별 단체 등은 사회적 협약을 통해 자발적인 감축에 참여하게 되고 국민들은 전력수급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민방위 재난경보와 자막방송, 문자메시지 등에 따라 긴급 절전에 동참해야 한다.

다만 문제는 정부의 대책이 수립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수요관리가 되느냐에 달려있다. 지난 대규모 정전사태 때 제대로 수요관리만 됐더라도 위기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란 주장도 그래서 제기된다. 당시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등도 수요관리에 동참하지 않아 국정감사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심지어 모 학자는 정작 필요할 때 가동하지 않는 수요관리체제를 비판하며 제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지난번 정전사태에서 보듯 전력수요는 기온이나 여러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눈 깜짝할 사이에 늘어나기 때문에 문제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전력수요가 상승할 경우 정해진 방식대로 수요관리에 들어가거나 여유 발전설비를 가동하는 등 대책을 추진할 수 있지만 반대로 전력수요곡선이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그야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의 실수는 바로 국가 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들 수 있고 대한민국의 불이 동시에 꺼질 수 있다. 정치적 이념 등에서 벗어나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모든 역량이 집중돼야 하는 부분이다.
어려울 때마다 나라를 살린 것은 바로 국민이었다. IMF 당시 금을 모으는 등의 활동으로 위기상황에서 벗어난 바 있다. 지금의 상황도 그에 육박하는 상황임을 국민들은 사실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당장 발전소를 지을 수 없다는 것이 전력업계의 현실인 반면 국민들은 지난번 정전사태를 겪으면서 발전설비를 확충하는 등 확실한 대안을 만들어놨을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더 강력한 어필과 함께 단기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수요관리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정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 국내 전력소비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체의 경우 전력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를 피해 공장을 가동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지난 9월 대규모 정전사태를 잊지 말자.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겪었으며, 피해도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았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더 큰 피해를 불러 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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