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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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0.0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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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결심했어!’ 한 개그맨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준 유행어다. 선택의 기로에서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인생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우리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작게는 점심식사 메뉴를 고르는 일에서부터 전공이나 일터를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은 훗날의 나에게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말이다.

1990년대 한 호화로운 백화점이 어이없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했다. 얼마 전 그 근처에 근무하는 거래처 직원의 이야기를 들으니 요즘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엔 근처 놀이터에서 동 백화점의 여직원들이 그네위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환영들이 목격된단다. 특히 술 취한 사람들에게.

필자 지인의 동생은 당시 그 백화점에 근무했었다. 근무를 바꿔달라는 동료의 부탁으로 인해 선행을 베풀었던 동생은 살았고 동료는 떠나야만 했다. 생사를 판가름하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열여섯 순수하고 치명적인 살인병기. 이것이 영화 한나의 광고카피다. 액션이 화려하고 흥미로울수록 관객들의 몰입도가 강해지건만 필자는 이 영화를 보면서 무려 5∼6번 잠들었다 깨어나기를 반복했다. 다만 필자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한나가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선택하는 부분이다. 십수년간에 걸친 충분한 준비를 마친 후 어머니의 복수에 나설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과감히 결정한 후 출사표를 던진다.

스산슈이는 모험을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한다. 그는 지나치게 두려움을 모르는 자는 가끔 사소한 실수로 목숨을 잃게 되지만 신중하면 많은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성적인 사람은 위험이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시기와 형세를 잘 판단하여 피해가야 하는 것이며 항상 신중한 태도로 낡고 험한 길을 피해 안전한 길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영화 속의 어린 소녀 한나는 충분한 준비와 검증을 거쳐 스스로 모험과 위험의 세계로 당당히 나아간다. 처세술의 대가 스산슈이는 시기와 형세를 잘 판단하여 위험을 피해가라고 말한다. 이는 ‘짧고 굵게 살 것인가’‘가늘고 길게 살 것인가’의 철학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위험을 회피하면 한 가정이 평안하지만 충분한 준비를 통해 개선의 노력을 벌이면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관중석에서는 박수만 치면 된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무대 위에 서기 위한 결단과 준비가 없다면 평생 박수만 치다가 일생이 끝나버릴 수도 있다. 16세 어린 소녀 한나의 결단이 의미 있는 이유이다.

I just missed your heart.

(영화 초반부에서 한나가 순록의 심장을 맞추어 고통 없이 죽이지 못함을 미안해하며, 그리고 동일한 대사를 영화 마지막에 또 만나게 되는데, 한나가 어머니의 원수인 마리사를 사살하는 장면에서 또 한 번 등장한다.)

나는 너의 심장을 맞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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