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대규모 정전사태, 실패를 거울 삼아야
<기자의눈> 대규모 정전사태, 실패를 거울 삼아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1.09.2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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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정전사태와 관련 국민들의 피해가 컸던 만큼 여론이 무척 따갑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이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는 처음이다. 처음이다 보니 실수도 사실상 많았던 것 같다. 아직 시시비비(是是非非)에 대한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낭설만 난무할 뿐이다.

때마침 지난 19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이날 여야는 책임공방을 놓고 한때 시끄러웠다. 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반면 여당은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전력거래소가 정부에 팩스를 보냈다고 했으나 정부는 이를 받지 못했다고 맞서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깟 종이 한 장이 이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까. 아니라고 본다.

전력거래소 담당자가 정부 실무자와 팩스 아니면 연락할 방법이 없었을까. 그렇게 급박한 상황이었다면 휴대폰이라든지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연락을 취했어야 옳다. 정부 관계자도 마찬가지다. 당시 계획예방정비 차원에서 많은 발전기가 정지돼 있었고 때 아닌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한번쯤은 점검했어야 바람직하다.

다시 생각해보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이미 발생했다. 국민들은 큰 피해를 입었고 한때 대한민국은 돌아가면서 마비됐다. 정부나 전력거래소, 한전 등 전력업계 관계자들은 할 말이 없어야 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말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기본책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겼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차근차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단계마다 매뉴얼이 제대로 적용됐는지 아니면 근본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그리고 재방방지 차원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도 절대 빼먹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지금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책임자나 실무자들이 가장 정확히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동안 이에 대한 훈련 등이 진행됐으나 실전에서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실패를 교훈삼아 실패를 하지 않는 것도 지혜다.

당시 근무자였던 실무자들은 그 시간이 피를 말리는 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아마 그들이 이 사태를 불러왔다고 치부해도 할 말은 없겠지만 어쩜 그들이 이번 사태를 또 다시 불러오지 않도록 하는 해결책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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