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효율없는 잘못된 자동차연비 상식
<기고>효율없는 잘못된 자동차연비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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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1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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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환경협회 임기상 대표-

국제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기름값을 걱정하는 운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차를 몰지 않을 수는 없는 현실. 이럴 때일수록 연료를 아낄 수 있는 관리 및 운전요령이 절실하다. 그러나 적잖은 운전자들이 평소 알고있는 연료절감 요령 중에는 효과는 거의 없고 오히려 안전운전에 방해되는 것들도 있다. 연비와 관련된 잘못 알려진 상식을 알아본다.

1) 히터는 연료가 더 든다.- 겨울철인데도 유난히 히터작동을 아끼는 운전자들이 있다. 히터를 작동하면 연비가 나빠질 것으로 여기는 운전자들이다. 이런 잘못된 상식을 갖게 된 것은 뜨거운 바람이 에어컨처럼 덕트를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히터와 에어컨의 작동구조를 이해하면 해답은 쉽게 나온다. 에어컨을 켜면 에어컨 컴프레서(냉매가스를 고압으로 압축하는 장치)가 작동된다. 이 컴프레서는 엔진축과 벨트로 연결돼 엔진출력의 15~20% 정도를 빼앗아 간다.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엔진출력이 약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평소보다 더 깊게 가속페달을 밟게 되고 결국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게 된다. 반면 히터는 뜨거운 열을 만드는 별도의 장치 없이 전적으로 엔진열을 이용한다. 단지 엔진열을 실내로 불어넣어 주기 위해 히터 모터만 돌려주면 된다.

이 모터의 작동으로 인해 알터네이터(발전기)에 더해지는 전류가 엔진출력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으나 매우 미미한 정도다. 결국 추운데도 불구하고 히터를 켜지 않고 다니는 것은 심적으로 연비절감에 대한 만족감만 있을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관성운전이 최고. 내리막길에선 중립기어를 써라- 연비절감을 위한 이상적인 방법으로 꼽히는 게 정속주행과 관성운전이다. 물론 정속주행은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중립기어 상태의 관성운전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관성운전이란 차의 속도를 이용, 내리막길 등에서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달리는 운전법이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는 엔진동력을 끊으면 연비가 향상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내리막길에서 기어를 중립에 놓는 경우가 있다. 기어를 중립에 놓고 달리는 방법은 그리 권장할 만한 방법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속으로 달리다가 기어를 빼면 순간적으로 연료차단현상이 발생하면서 엔진회전수가 급격히 떨어진다.

그러나 엔진이 아이들링 상태에 이르면 ECU는 엔진꺼짐을 막기 위해 연료공급을 재개한다. 연료공급이 차단된 뒤 아이들링 상태에 이르러 연료가 다시 공급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극히 짧다. 결국 연료절감효과도 매우 미미한 셈.

물론 기어를 뺀 채 주행하면 일정한 거리를 공회전 상태로 유지할 수 있으나 떨어진 속도를 다시 올리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으면 이 효과도 거의 상쇄된다. 오히려 엔진과 바퀴 사이의 동력을 끊으면 타이어 접지력이 약해져 비상시 제동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3) 에어컨 작동 대신 창문 열고 주행하기- 무더운 여름철 에어컨 작동으로 인한 연비저하에 불안해하는 일부 운전자들이 에어컨을 끈채 창문을 열고 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론적으로 이 방법 역시 연료절감에 큰 이득을 가져다주진 못한다. 고속으로 운행하는 차가 창문을 열 경우 외부 공기가 실내로 유입됨에 따라 공기저항력이 커져 오히려 엔진부하를 높이는 역효과를 발생시킨다.

특히 차무게가 가벼운 경차나 소형차의 경우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다. 전문가들은 고속운행시 창문을 닫은 상태로 에어컨을 1단에 놓고 운행하는 것이 창문을 연채 달리는 것보다 연비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4) 최대토크가 나오는 엔진회전수를 유지하면 연비가 좋아진다- 베테랑 운전자들 사이에선 주행중 최대토크가 나오는 엔진회전수를 유지하면서 기어를 변속하면 연비가 좋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는 연료소모량과 연료소비율의 잘못된 이해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 승용차들의 엔진성능 곡선을 보면 보통 3,500 rpm 전후인 최대토크 지점에서 연료소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여기서 연료소비율은 쉽게 말해 사용되는 연료의 효율을 가리키는 것. 즉 최대토크가 나오는 엔전회전수에서는 엔진 안에 분사된 연료가 모두 연소돼 낭비가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이 최대토크 지점에서 연료가 가장 적게 소모된다는 것과 동일시하게 쓰이는 데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결국 각 변속단수마다 차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능한 낮은 엔진회전수를 쓰는 게 연료절감의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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