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영어> 로마의 휴일
<스크린 영어> 로마의 휴일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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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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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영어’는 일반적인 영화 감상평이 아닌 우리 사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연관시킨 필자의 생각이 표현되며, 영화속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한 교훈도 소개하고 있다. 필자(신병철)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근무 중이며 지난 수년간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비지니스를 직접 수행해온 인물이다.

그레고리 펙이 미국 통신기자인 조 역을 맡고, 그 유명한 오드리 헵번이 엔 공주로 분한 1953년의 흑백영화. 2000년 대 중반의 어느 날 성인이 된 후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된 필자는 비로서 오드리 헵번의 진면목에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당시, 필자에게 있어 그저 많고 많은 유명배우 중 한 사람으로만 인식되었던 오드리 헵번의 탁월한 우아미와 순수함은 필자로 하여금 두 손으로 눈을 비비고 다시 한 번 그녀를 바라보게 하였다.

실은, 로마의 휴일을 감상하기 십여전 전인 1990년 대 중반의 어느 날, 필자는 신문지상을 통해 오드리 햅번의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다. 이미 다 늙어 보잘 것 없어진 오드리 헵번이 불쌍한 아프리카 어린이를 품에 안아 돌보고 있는 사진기사였다. 놀랍게도 기사의 핵심내용은 오드리 헵번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오히려 지금이라는 것이다. 육신의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져 버렸지만,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불우한 아동들을 위해 진심으로 봉사하고 있는 그녀의 우아함과 순수함은 저 높은 하늘의 총총한 별들처럼 빛나도록 아름다워 보였다.

이 영화는 오드리 헵번이 분한 엔 공주가 런던, 암스테르담, 파리 등을 거쳐 로마를 여행하면서 생겨난 아름다운 사건을 로맨틱 코미디로 잘 그려내었다. 필자 또한, 20대 중반, 운 좋게 배낭여행의 기회를 얻어 유럽의 13개국을 돌아보았던 경험을 가질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더욱 친숙하고 생생하게 다가왔다. 지금까지의 필자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감을 느꼈던 때 중의 하나가 그 시절 유럽배낭여행을 떠났던 때이다.

온갖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 있는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정처 없이 이 나라 저도시를 떠돌아다녀야 하는 시간이었지만 새로운 경험과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신선한 교감은 젊은 날의 필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왔었다.

- The heaviest baggage for a traveller is an empty purse(서양 속담)
아무리 무거운 짐이라도 여행자에게는 빈 지갑보다 가볍다.

두 달 후 배낭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필자는 다짐하고 결심했다. : “내 한국으로 돌아가는 즉시 모든 일을 정리한 후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리라“ 하지만 그 후로 유럽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는 그다지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 Life isn't always what one like
인생이란 것이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는다(극 중 신문기자로 나온 조의 말)

용기를 내어 숨 쉴 수도 없을 만큼 꽉 짜이어진 일상을 탈출하고야 만 엔 공주, 그녀는 비록 큰 위험에 맞닥뜨리기도 하였지만 도전의 보상으로서 일생일대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내었다. 우리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용기를 내어 (유럽)여행을 떠나보자. 평생 간직할 만한, 그리고 삶에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인연과 추억이 만들어 질지도 모른다.

- He that travels far knows much(서양 속담)
멀리 여행하는 자는 많이 배운다.

하지만, 나이 들어서 가는 여행은 그만큼 흥미와 학습효과가 급감하는 법이다. 싸구려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만 걸쳐도 매력 넘치는 젊음이 그래서 좋은 것인가 보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서야 하는 나이가 되어 버린 지금, 20대의 격정과 고민들마저 한없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오드리 햅번의 마지막 모습은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준다. 우리네 삶에 있어 젊은 시절의 날들은 뜨거운 불길로 태워버리고 남은 삶은 지금까지 받은 은혜를 사회에 환원하는 시간들로 채워 간다면 그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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