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Vol.87)
연약한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Vol.87)
  • 에너지타임즈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11.04.01 18: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너지타임즈는 에너지 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의 비즈니스 문화를 소개하고, 상황별로 알아두면 유익한 문장(언어 표현 기법)에 대해 연재한다. 매주 차근차근 따라하면 어느덧 비즈니스 중국어를 구사 할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필자(신병철)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근무 중이며 지난 수년간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비지니스를 직접 수행해온 인물이다.

중국생활이 지루해질 때 활력이 넘치는 중국의 시장통이나 젊은이들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나이트클럽에 가보는 것도 좋다. 필자는 가끔 중국 젊은이들의 역동적인 춤사위를 감상하며 지친 삶에서 벗어나곤 했다. 중국 나이트클럽에서는 부킹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동 경우 간혹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필자가 어느 날 중국 어느 소도시의 시장통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토종닭 한 마리가 의기양양하게 길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울컥울컥하더니 목과 부리에서 검붉은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난데없는 광경에 깜짝 놀란 필자가 상황을 파악해 보고자 주위를 살펴보니 그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한 중년남자가 시퍼런 부엌칼을 들고 서있었다. 필자의 짐작인즉 그 남자가 닭 목의 급소 어느 곳에 칼집을 낸 것이었다. 그 남자는 식당주인이었다.

아니다 다를까 그 중년의 남자는 다시금 저벅저벅 식당 앞에 놓인 철망으로 가더니 또 다른 닭을 한 마리 집어 들었다. 그리고 나선 날카롭게 날이 선 칼로 망설임 없이 닭 목의 급소를 과감히 베었다. 그리고선 닭을 놓아주었다. 남자의 무자비한 손을 떠난 순진한 닭은 목숨을 부지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듯 한동안 빠른 걸음으로 날듯이 도망치더니만 어느 새 종전의 닭처럼 꿀럭 꿀럭 피를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철망에 갇혀 있는 다른 닭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한 고향에서 자라 이곳으로 함께 이송되어 운명공동체요 한 가족 이었다. 비록, 기억력이 나쁜 그네들이지만 모두들 숨 죽인 채 언제 올지 모를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극도의 공포심에 그네들은 감히 크게 소리 높여 "꼬끼오"하고 한 번 울어보지도 못하고 극도의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이렇게 몇 마리의 닭을 살해한 식당주인은 빨간 다라에 펄펄 끓는 물을 붓더니만 흙바닥에 엎어져 마지막 숨을 헐떡거리고 있는 가련한 닭들을 던져 넣었다. 닭들은 뜨거운 물속에서 몇 번 들썩들썩하며 최후의 요동을 치더니만 보람도 없이 삶아져 버리고 말았다. 흠뻑 불은 토종닭들의 검붉은 털이 뽑혀지자 오돌토돌 돌기가 돋은 닭의 하얀 몸통이 드러났다. 한 아주머니가 값을 치르고는 닭 2마리의 닭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받은 채 저쪽으로 종종 사라져간다.

문득, 고등학교 때 들은 담임선생님의 고향집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양계장을 하던 아버지를 도와 어린 시절 선생님도 가끔 작두로 닭 머리 자르는 일을 도와드리곤 했는데 간혹 어떤 닭들은 머리가 잘려나간 상태에서도 원한에 가득 찬 눈으로 선생님을 노려보곤 했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어떤 생명체가 죽어 고기가 되고 싶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채소건 육류건 감사한 마음으로 섭취하고 선한 일에 힘쓰며 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연약한 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하지 말지어다!

肯德基(Kěndéjī)는 '컨더지'로 발음되며 KFC를 의미한다. 중국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간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