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도 언론플레이를 통해 우리의 위상을 깎아 내릴 수 있는 루머를 퍼뜨리는 고도의 전략을 폈다. 이 루머는 우리가 지난 2009년 12월 UAE원전 수주 당시 60년 간 원전 고장이나 사고에 대한 보증을 서 주겠다는 계약조건을 제시했고, UAE정부가 이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계약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계약조건을 공개할 수 없으니 답답한 일이지만 원전 전문가라면 누구나 말도 안 되는 루머라고 정색한다. 원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당장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자칫하다간 국가가 파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의도는 우리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겠다는 것. 우리의 원전기술이 일정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계약조건을 제시해 수주했다는 루머를 원전도입국가에 인식시켜 앞으로 붙여질 국제입찰에서 경쟁력을 확보해보자는 취지다.
지난 일이지만 UAE원전수주 당시 우리와 끝까지 경쟁을 벌였던 프랑스도 원전수출실적을 거들먹거리며 비방을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일까. 세계원전시장 내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범람하면서 혼탁해지고 있다.
상품에 ‘명품’이란 수식어를 달기 위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큼이나 이미지 관리도 중요하다. 소비자가 브랜드만으로도 그 제품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기업은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홍보를 하고 제품하자에 대해선 어떤 식으로든 감추려한다. 10년 간 공을 들여 쌓아온 이미지가 단 한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형 원전이 세계원전시장에서 명품이란 수식어를 달기 위해선 이 같은 루머에 대해 ‘수주만 하면 되지’‘그깟 루머?’ 등을 핑계삼아 방치해선 안 된다. 인간관계에 첫 인상이 중요하듯 우리나라가 원전수출국 반열에 올라 얼굴을 내민 상황이다. 이미지 관리, 지금 당장 아쉬울 게 없지만 미래시장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부각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정부도 원전기술개발에 신경을 쓰는 만큼이나 세계원전시장에 떠도는 루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국가적인 차원의 적절한 대응과 전략을 짜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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