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LED조명, 최저가낙찰제의 후폭풍 왜 모르나
<기자의 눈> LED조명, 최저가낙찰제의 후폭풍 왜 모르나
  • 장효진 기자
  • js62@energytimes.kr
  • 승인 2011.03.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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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계약법에 따라 공공구매시장에서 행해지고 있는 최저가낙찰제가 LED조명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유연한 정책적 안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만난 한 LED조명업체 A사장은 얼마 전 겪은 고충을 털어놨다.

한 공공기관에서 LED조명을 대규모 발주했고, 입찰이 진행됐다. 보편적인 전자입찰이 아닌 현장 서류접수방식이라서 직접 찾아갔는데, 역시 최저가낙찰제로 진행돼 자격 업체 4곳 중 4위로 떨어졌다.

A사장은 입찰 예정가격의 80% 선에서 낙찰가를 매겨 서류를 냈다고 한다. A사장의 서류가 제일 먼저 개봉됐고, 위치가 점점 뒤로 밀리더니 결국에는 4번째로 옮겨지는 상황을 목격하게 됐다.

A사장은 “품질은 우리 회사께 가장 좋은데 1위 업체와 입찰가가 1억원 가량 차이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렇다면 1위 업체는 40~50%에 희망 가격을 써냈다는 말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 가격에는 발주처가 제시한 품질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도저히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최저가낙찰제를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KS, 고효율에너지기자재 등 국가가 정하는 일정한 기준에 만족할 경우에만 입찰 자격이 주어져 어느 정도 품질 저하를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수요에 비해 이미 넘쳐나는 인증 제품(기업)들과 단 1%라도 효율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노력을 구매처에서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있다. 게다가 LED조명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려 들지 않는 구매 담당자들의 어리석은 자세도 한 몫하고 있다.

최저가낙찰제가 가져 올 후폭풍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느낌이다. 낭떠러지가 코앞인데 약속이라도 한 듯 무리한 경주를 이어가고 있다. 정책당국은 오히려 응원까지 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선 A사장과의 대화에서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이대로라면 LED조명산업, 더 이상 가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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