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수출협회, 爲人設官 위한 건가
<사설> 원전수출협회, 爲人設官 위한 건가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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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1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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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원전수출체제 강화를 위해 추진중인 ‘(가)한국원전수출협회’ 설립을 두고 각계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말 UAE원전 수주 이후 터키와 베트남 등지서 연달아 수주에 실패하면서 원전수출협회 설립에 대한 필요성이 정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기존 단체와 역할이 중복될 뿐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사실 배후에는 정부가 있다”면서 “마치 수출협회가 없어서 원전 수주에 실패했다는 식의 일종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전을 비롯한 한수원, 두산중공업 등 원전관련 주요기업들은 최근 서울의 모처에서 회의를 갖고 협회의 역할과 주요사업, 회원사 모집 등을 내용으로 한 모종의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조만간 정관을 작성하고, 발기인 대회를 갖는 등의 절차를 마무리하고 상반기중에 협회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한국원자력산업회의가 활동을 하고 있는 마당에서 따로 새로운 협회를 설립할 이유가 있느냐며 실효성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1972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단체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원자력산업의 육성을 설립목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회원사들 역시 한전과 한수원,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원전관련기업을 총망라하고 있다. 이들 관련업체들 모두 수출협회가 새로 설립되면 고스란히 회원사로 들어갈 업체들로, 짐작컨대 이들 역시 이번 조치가 달가울 리가 없어 보인다.

이번 수출협회 설립 움직임이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 산업회의의 회장을 한전사장이 맡고 있는데, 수출협회 회장 자리를 겸할 가능성이 높지만 전혀 새로운 인물이 ‘기용’될 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또 협회가 차려지면 상근·비상근의 자리가 만들어 지는 건 뻔하다. 원전 수출 강화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위인설관을 위한 것이라는 말들이 그래서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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