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싼 전기요금, 전력부족 사태 야기할 수도
<기고>싼 전기요금, 전력부족 사태 야기할 수도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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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1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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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책임연구원

연일 북반구 곳곳에서 폭설과 한파가 기세를 떨치고 있다는 뉴스가 하루를 멀다하고 전해진다. 북극 지역의 해수 온도가 높아져 주위의 찬 공기를 밀어내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 보다 춥다는 설명이다.

지구가 탄생한 이래로 화산, 혹한, 혹서, 홍수 등 기상이변은 늘 있는 법이라 이를 탓할 수만은 없고, 그런 자연재해에 얼마나 대비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입는 피해규모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근 3한 4한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의 한파가 연일 계속되다보니 우리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인 전력공급이 위태로운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한다. 동절기 우리나라의 전력공급능력은 약 7,700만kW 정도인데, 최대전력수요가 약7,300만kW에 도달하고 있고 예비력이 부족해, 지역별로 정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예고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예비전력 설비가 400만kW(원자력 3기)있다고 하니 괜찮지 않겠는가 할 수도 있겠으나, 공급능력에는 화력과 원자력 외에도 수력, 태양광, 풍력, 노후된 발전설비 용량도 전부 포함된 것이라, 실제 유사시 가용할 수 있는 예비전력은 그보다 줄어들 수 있어, 운전 중인 대용량 발전소가 정지라도 한다면 전력공급에 지장이 생길 수 도 있다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왜 최근에 이런 전력부족을 우려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차적인 이유는 서두에 언급했듯이 계속되는 한파이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전기 난방기기 사용이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고, 그 이면에는 공공물가 억제를 위해 전기요금이 거의 20년 제자리 걸음수준으로 묶여,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전기요금이 낮게 유지되다보니 수지 문제로 민간발전사업자에 의한 발전설비 투자도 미흡하지 않았든가 하는 점이다.

경제학 용어에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있다. 똑 같은 2달러짜리 종이화폐와 금화가 동시에 통용되면 금화는 자취를 감추고, 악화인 지폐만 유통된다는 말이다. 비유가 완전히 적절하지는 않지만 최근의 전기에너지 사용량 급증도 유사한 면이 있다.

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예전의 기름보일러나 가스보일러 난방기기는 점점 없어지고, 저렴한 전기 난방기기 사용만이 증가추세인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정부차원에서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필요하고, 전력공급차단으로 인한 사회전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에너지 절약 의식도 중요하겠지만, 모든 것을 국민들의 감성에 호소하기 보다는,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이 원인을 제공하지는 않았는지 검토해볼 필요도 있다.

정부는 최근에도 물가 오름 심리를 견제하기 위해서 공공요금 동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전기요금을 동결한다고 하나, 앞서 설명했듯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요금 구조를 계속 유지하다보면 다른 곳에서 예기치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차후 유사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금년의 동절기 위기만 넘길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정부나 관련기업은 제도적인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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