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명품기술 집합체 ‘H-Class 가스터빈’ 상륙
독일 명품기술 집합체 ‘H-Class 가스터빈’ 상륙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1.02.1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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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 세계 첫 발전효율 61% 가스터빈 세계시장에 내놔
독일서 기술검증 마쳐…미국 이어 부곡복합 3호기에 탑재
품질·효율 등 기술력 앞세워 발전사업자 고수익 충족시켜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독일의 명품기술로 빚어낸 H-Class 가스터빈이 우리나라에 상륙한다.

지멘스(Semens)가 지난 2003년부터 심혈을 기울여 기술개발을 시작한지 6년 만에 발전효율 61%, 가스터빈의 품격을 한 단계 격상시킨 꿈의 가스터빈 ‘H-Class 가스터빈’을 세계 가스터빈시장에 내놨다.

현재 H-Class 가스터빈은 독일에 설치돼 상업운전 중이다. 상업운전에 따른 기술력은 이미 인정받은 셈이다. 더군다나 지멘스는 쟁쟁한 경쟁사들이 즐비한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도 일궈냈다. 그리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우리나라에 진출한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지멘스는 GS EPS에서 발주한 부곡복합화력 3호기의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등 주요 발전설비를 공급한다. 이 발전소는 오는 3월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 2013년 9월 준공될 예정이며, 가스터빈·증기터빈·발전기가 한 축으로 연결되는 싱글 샤프트(Single Shaft) 타입으로 건설된다.


<H-Class, 왜 꿈의 가스터빈인가>

지구촌 곳곳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느 한 집단이나 한 국가에서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인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다.

세계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는 화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 그래서 지멘스는 H-Class 가스터빈이란 고효율이자 친환경적인 신기술을 내놨다. 이 기술은 최소한의 발전연료로 최대한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 바로 발전효율이다. 기존 가스터빈보다 발전효율이 4%나 높은 61%에 달한다. 넘을 수 없을 거라 믿었던 발전효율 60%대에 지멘스는 명품기술을 앞세워 진입시켰다.

최병대 지멘스 상무는 “지멘스의 H-Class 가스터빈 발전효율은 61%에 달한다”면서 “이 가스터빈 도입으로 발전사업자는 발전연료인 LNG를 5%가량 줄일 수 있고, 연료절감에 따른 온실가스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전력시장을 고려할 경우 H-Class 가스터빈은 기존 가스터빈보다 기동시간이 대폭 줄어 한국전력거래소 급전신호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또 주파수 조정 등 전력품질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발전효율 61%, 눈 크게 뜨는 발전사업자>

대부분의 발전사업자는 발전설비를 선정하는데 수익성을 1순위로 손꼽는다. 따라서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신뢰·효율성 등을 따지게 되는데 터무니없는 효율이나 잔 고장에 따른 정지가 잦아질 경우 수익은 고사하고 도리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국내 발전사업자가 바라보는 발전효율은 어떤 의미일까. 발전효율이 높다면 당연히 연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또 다른 비결은 발전설비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 가동률이 높아지면 덩달아 수익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에서 본 복합화력설비는 상시 가동되는 기저부하보다 급전순위가 뒤쳐지는 첨두부하. 그렇지만 첨두부하로 운영되는 복합화력설비 중 발전효율이 높은 순으로 급전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발전설비 가동률과 발전효율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국내 발전사업자는 지멘스에서 출시한 발전효율 61%의 H-Class 가스터빈을 이 같은 이유로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GS EPS 관계자는 “H-Class 가스터빈이 장착된 부곡복합화력 3호기가 준공된다면 기존 복합화력설비에 비해 발전효율이 높아 이론상으로 복합화력설비 중 최고의 급전순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발전설비의 가동률이 높아져 그만큼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발전사업자가 지멘스의 H-Class 가스터빈에 눈독들이는 이유는 또 있다. 발전설비의 신뢰성이 뒷받침된다는 것. 이미 지멘스 가스터빈을 사용하는 운전원 사이에는 잔 고장이 없기로 입 소문이 자자하다.

특히 지멘스에서 독자 개발한 터빈발전컨트롤시스템인 ‘SPPA-T3000’은 최소의 인력으로 발전설비를 가동할 수 있으며, 보다 손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간소화돼 있다. 또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로 구성돼 있다.

최 상무는 “지멘스는 이미 개발된 이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게을리 하고 있지 않다”면서 “부곡복합화력 3호기에 H-Class 가스터빈이 장착되고 최상으로 보강된 SPPA-T3000이 하모니를 이룰 경우 발전사업자 누구나 부러워하는 발전소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가스터빈시장, 한국서 세계로>

지멘스의 H-Class 가스터빈이 탑재된 부곡복합화력 3호기가 준공되면 최대효율을 자랑하는 발전소란 수식어와 함께 아시아 첫 H-Class 가스터빈이란 수식어도 붙는다. 세계 복합화력설비의 표준모델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특히 아시아는 물론 중동을 비롯한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가스터빈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돌파구가 열리는 셈이다.

온실가스감축이란 공동과제가 부각되면서 세계 가스터빈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이 지멘스와 컨소시엄을 구성, 해외 복합화력발전사업에 진출할 경우 자국의 발전소 운영은 수주 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 상무는 “부곡복합화력 3호기 건설프로젝트는 국내 EPC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에게 기회의 발판이 될 것”이라면서 “지멘스와 컨소시엄을 구성,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뷰-석범준 지멘스 부사장>
H-Class 가스터빈 “한국에 안성맞춤”


기술력, 민간기업 먼저 알아봐
매출대비 5.1% R&D에 재투자
연간 4000억 원 설비시장 형성
韓, 세계 진출 가교역할 할 것

“우리나라 가스터빈시장은 참 매력적입니다. 발전연료를 전량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최소의 발전연료로 최대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멘스의 H-Class 가스터빈은 수요자 입맛에 맞도록 제작된 맞춤설비로 볼 수 있죠.”

석범준 지멘스 부사장은 우리나라 가스터빈시장과 지멘스의 H-Class 가스터빈의 관계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특히 그는 GS EPS의 부곡복합화력 3호기 수주는 우리 시장을 발판 삼아 아시아를 뛰어넘어 중동을 비롯한 남미와 아프리카 등 세계 가스터빈시장으로 가는 가교(假橋)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 부사장은 발전효율 61%, 꿈의 가스터빈으로 불리는 H-Class 가스터빈이 탄생하게 된 배경으로 지멘스의 축적된 기술노하우와 끊임없는 R&D 투자를 손꼽았다. 지멘스는 매출의 5.1%에 해당하는 비용을 R&D에 재투자한다. 연간 40억 유로(한화 6조1134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국내 민간발전사업자는 지멘스 기술력을 일찍이 인정했다. 민간발전시장을 주도하는 포스코파워, GS파워, GS EPS, 메이야율촌 등의 발전소에 지멘스 마크가 붙은 가스터빈이 가동되고 있다. 민간시장의 대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에는 인천복합화력 1·2호기에도 납품해 명실공히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석 부사장은 “민간발전사업자야 말로 환경에 영향 받지 않고 제품의 품질과 효율만 따지는 수요자 아니냐”면서 “이번에 출시한 지멘스의 H-Class 가스터빈도 우리나라 대표 민간발전기업인 GS EPS에서 지멘스의 기술력을 먼저 알아봤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멘스의 H-Class 가스터빈이 우리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의 추가 수주는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면서 “지멘스의 기술력과 우리나라의 복합화력설비 건설·운영·관리기술이 접목할 경우 해외시장에서도 크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발전사업자가 지멘스와 컨소시엄을 구성, 해외진출 할 경우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석 부사장의 설명이다.

지멘스는 복합화력설비 중 가스터빈 등 주요 발전설비를 제외한 부수 발전설비시장을 우리나라에 형성했다. 석 부사장은 “우리나라에 연간 4000억 원에 달하는 부수 발전설비시장이 형성돼 있다”면서 “지멘스는 국내 설비제작업체와 장기계약을 체결, 우리나라가 세계 발전시장으로 가는 가스터빈 구매 허브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석 부사장은 대형 복합화력설비 발주도 예상되지만 최근 열병합발전시장이 점진적으로 성장하면서 가스터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국내 영업망을 가동, 추가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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