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의 젖줄 동강, 산업의 젖줄로 거듭나는 '영월복합화력'
영월의 젖줄 동강, 산업의 젖줄로 거듭나는 '영월복합화력'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07.0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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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34년 영월에서 터 잡아…영월군민들의 힘을 등에 업고 추진
지난 1934년 영월발전소(現 영월화력)가 강원도 영월에 터를 잡고 80여년이 지났다. 이 역사만큼이나 당인리발전소(現 서울복합화력)와 양대 산맥을 이루며 억압됐던 일제시대를 거쳐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우리나라 경제 살리기에 한 몫 했다.

그 동안 영월발전소는 역사 속에서 강원도, 특히 영월군민들과 한 시대를 풍미하며 동강과 함께 산업의 젖줄로 자리잡아왔다. ‘신선이 노닐던 신비로운 산과 강의 진풍경’은 영월을 대표하는 수식어다.


그래서일까, 조선조 말엽 빼어난 풍류객이자 천재방랑시인 김삿갓이 고향을 떠나 20살의 나이로 정착한 곳이 바로 영월. 이곳에서 그는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했다고 한다. 또 17살이라는 꽃다운 나이로 생을 마감한 단종의 유배지로도 이름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레포츠의 본고장답게 동강의 래프팅은 너무 유명해서 아까운 신문지면을 할애하고 싶지 않다. 사람도 바람을 타고 한 마리의 작은 새가 되어 하늘을 날 수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행·패러글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이 지역은 최근 영화 ‘라디오스타’의 배경으로 유명해졌다.

지난 1일 부푼 가슴의 설레임을 안고 영월로 출발했다. 서울에서 2시간 남짓 걸렸다. 중부고속도로에서 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기를 두 차례, 제천IC에서 내려 30km 정도면 군내에 이를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기자는 군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곳에는 곤드레밥이 유명하다고 한다. 곤드레밥은 밥을 지을 때 ‘곤드레’라는 산나물을 넣어 짓는 것. 구수한 시골된장에 밥을 ‘척척’ 비벼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영월의 특산물인 더덕주를 반주로 한 잔 걸치면 김삿갓처럼 한 줄의 시를 멋들어지게 읊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영월의 자랑은 이 정도로 하고 영월발전소로 시선을 옮겨본다. 지난 1934년 기력발전을 시작으로 전력을 생산한 이 발전소는 이후 중유를 이용한 복합발전소, 정선·평창·태백·영월 등지에서 생산된 무연탄을 이용한 무연탄발전소로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며 맡은 바 임무를 완수했다. 무연탄발전의 경우 지역경제발전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과거는 과거 일뿐 청정에너지로 손꼽히는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시작됐다. 동강이 영월의 젖줄이라면 영월 산업의 젖줄인 영월복합화력의 새로운 역사 건설을 위해 발전산업역군들은 오늘도 짓궂은 날씨에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곳. 영월복합화력 건설 프로젝트는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영월복합화력 부지에는 아직 이렇다할 보여줄 것이 없다. 지난 5월 28일 착공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먼지를 날리는 덤프트럭과 중장기들의 둔탁한 기계음만 귀에 익을 뿐.

영월화력은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정양리 일대 총 36만3348㎡ 부지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1932년 2월 영월 기력발전 건설사무소를 설립하고 발전소 건설을 시작했다. 2년 뒤 총 설비용량 5만7500kW급 제1화력발전소가 준공됐다. 당시 수력발전소에 의지했던 한반도의 경우 이 발전소의 준공은 큰 의미를 가졌다. 5년이 지난 1941년 3월 5만kW의 발전설비가 추가로 증설됐다.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설비용량의 증설이 필요하다고 느낀 정부는 지난 1961년 8월 제2화력 건설사무소를 설립하고 이듬해 발전설비용량 10만kW급의 발전소 건설을 시작한다. 3년만인 1965년 9월에 준공됐다.

지난 1972년 8월 수명을 다한 제1화력발전소가 발전을 멈췄고 1976년 발전소 철거를 완료했다. 철거된 발전소를 대신하고 급격한 경제성장을 시작한 우리나라의 늘어난 전력수요를 맞추기 위해 3배 가량 늘어난 30만kW급 중유 복합발전소를 건설하기에 이른다. 3년이 지난 1979년 6월 이 발전소는 준공됐고 이후 20년 가량 전력을 생산하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폐지됐다. 그때가 1998년 12월이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제2화력발전소는 지난 2001년 12월 31일부로 발전을 종료하고 지난 2007년 철거를 완료했다. 새로운 발전설비 건설의 밑거름을 마련한 셈.

영월복합화력건설소는 제2화력발전소가 발전을 종료하기 몇 달 전 꾸려졌다. 이후 2006년 12월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거 건설을 확정한 뒤 이 프로젝트는 일사천리(一瀉千里)로 진행됐다.

그 동안 영월화력은 무연탄을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3호기 건설이냐, 대체산업이냐를 두고 오랫동안 진통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 발전소는 우리나라 전력계통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당시 이 논란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었다.

새롭게 건설되고 있는 영월복합화력의 총 설비용량은 90만kW급. LNG를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이 발전소는 가스터빈 복합발전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하며 가스터빈 3대와 증기터빈 1대로 구성돼 있다. 이 프로젝트의 총 공사비는 6255억원, 오는 2011년 2월 종합준공 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25일 설계기술용역 계약을 현대엔지니어링과, 5월 31일 영월복합화력 LNG 공급계약을 한국가스공사와 각각 체결했다. 또 공사를 담당할 시공회사는 10:1의 경쟁률을 뚫고 경남기업과 한화건설 컨소시움이 품었다.

주기기 공급은 두산중공업에서 맡았다. 이 계약은 기존의 해외 제작사들이 독점하던 기존의 복합화력 가스터빈 시장을 국내 기업에서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이번 입찰 과정에서 두산중공업과 GE가 참여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였지만 입찰금액과 계약조건, 기술규격 등의 항목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친 결과 최종 계약자로 두산중공업을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월복합화력 종합사무실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이 사무실은 연면적 4071㎡에 지상 4층 지하 1층으로 건설되며 77억원의 공사비가 책정됐다. 현재 이 사무실은 2층 높이로 올라갔고 오는 11월 달이면 완공된다고 한다. 지금은 건설사무소는 영월화력 시절 갖고 있던 행정동을 활용하고 있다. 이 사무실이 완공되면 철거할 계획이라고 한다.

발전설비가 들어갈 부지엔 부지조성공사가 한창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정상적인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자가 본 현장은 생동감 그 자체였다. 오는 12월까지는 먼지를 날리며 달리는 덤프트럭과 중장비의 둔탁한 소음을 들어야만 한다고 한다.

또 한쪽에서는 본관기초굴착공사인 기초굴착과 잔토처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올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영월복합화력 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오는 2010년 이후 수도권과 중부내륙에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장을 둘러본 기자는 취재를 마무리하고 정문을 나서 100m 떨어진 곳에서 룸미러로 발전소를 바라봤다. 자연과 발전산업, 산에 파묻혀 있는 오묘한 어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
“민원에 따른 공사지연 NO!
품질 부적격에 따른 재시공 NO!”
한국남부발전(주) 영월복합화력건설소 권중락 소장


“영월복합화력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고, 체계적인 공정과 품질관리로 ‘최고가치의 발전소를 건설하느냐’가 숙제인 것 같습니다. 늘어나는 수도권과 중부내륙의 전력수요에 안정적으로 전력공급을 할 수 있도록 적기 준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 동안 영월복합화력 프로젝트는 발전소 건설이냐, 대체산업 추진이냐를 놓고 갈등을 벌여왔다. 그러나 영월군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청정에너지인 LNG를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한국남부발전(주) 영월복합화력건설소 권중락 소장은 프로젝트 추진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권 소장은 이 프로젝트의 컨셉은 영월의 자연과 잘 어울리도록 친환경적으로 건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전소 건설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권 소장은 “우선 영월군 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발전소 건설에 따른 특별·기본지원금 249억원 가량이 지원되고 지방세로 167억원 가량을 납부하는 동시에 남부발전과 관련업체 직원들의 상주로 경제활동 인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영월지역에 청정에너지인 LNG가 공급됨에 따라 지역 주민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공사에 따른 민원에 대해 권 소장은 건설공사 시 발생되는 소음과 비산먼지 등으로 인한 환경민원과 지역장비, 인력의 이용 등에 관한 민원도 건설공기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 대안으로 주기적인 살수와 방진망 설치 등으로 민원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혹시 모를 민원에 대해 즉시 해소할 수 있도록 전 부서를 대상으로 민원대책팀을 꾸려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현장에서만 잔뼈가 굵은 권 소장은 안전사고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안전사고는 정신적 요인이 80%을 차지한다고 믿고 있다”며 “안전의식강화와 특별안전교육으로 정신무장을 철저히 하고 개인 보호장구와 안전시설 보강으로 3無(무재해·무사고·무상해)를 이뤄내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그 동안 영월복합화력은 지난달 기준으로 안전관리 선진화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전직원의 84%가 건설안전체험을 다녀왔고 생명지킴이 ‘안전모 사랑’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또 회의 시작과 끝엔 안전구호를 제창하는 등 의식을 강화하고 안전 T/F팀을 구성해 안전관리선진화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권 소장은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 소장은 “영월복합화력건설소는 YPMS(사업전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남부발전과 설계용역 회사, 주기기·보조기기 공급사, 싱공사와 유기적인 통합정보관리체계로 설계·공정·안전·품질·자료관리 등 모든 정보를 공유로 사업을 관리해 목표공정률 준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안전사고나 환경민원으로 인한 공사지연과 품질 부적격에 따른 재시공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을 효율적이고 능동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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