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촛불집회에 굳이 없어도 될 사람
<기자의눈> 촛불집회에 굳이 없어도 될 사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07.0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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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촛불집회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등 당초 의도와 달리 변색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발머리를 한 소녀들이 촛불에 불을 지폈다. 이어 직장인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로 번졌다. 혹자는 이를 두고 민주화가 정착돼 가는 것 같다고 평했다. 또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했다. 신선한 퍼포먼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촛불집회의 주인공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공권력과 일부 보수단체 개입으로 집회는 무자비한 폭력만 오가는 전쟁터로 바뀐 것. 밤하늘을 밝혀주던 작은 불빛은 피(血)로 얼룩졌다. 서로를 배려해주던 문화는 오래 전 이야기.

미국산 소고기와 관련된 협상이 난항을 겪음에 따라 정권은 초기부터 헤매고 있다. 국민을 중심에 두지 않은 정책은 이처럼 뒤끝이 좋지 않다. 그만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성장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상황이 완전 대립으로 돌아서다 보니 국민들은 ‘무조건 반대’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초고유가시대에 원자재가격은 폭등했다. 단순히 세금을 줄여주겠다는 것과 기존의 있던 정책을 포장한 것을 고려할 때 정부도 마땅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도 제18대 국회를 개원해야 할 국회의원들은 서울시청 앞을 어슬렁거린다. 그나마 내 놓은 고유가 민생대책도 의결이 안 돼 추진이 어려운 상태. 이외에도 시급한 정책은 한 둘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국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늦었지만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방폐장을 유치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이해시킨 덕분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국민들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촛불집회에는 목소리를 내는 국민과 이를 귀담아 듣는 대통령만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모두 레드카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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