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형 에너지관리시스템 개발 성공의 의의
<칼럼> 한국형 에너지관리시스템 개발 성공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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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1.1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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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 박사(한국전기연구원)

국가 주도의 전략과제로 연구 개발된 한국형 에너지관리시스템(K-EMS)에 대한 실계통 실증시험이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8일까지 천안 후비급전소에서 급전원들의 입회하에 성공적으로 이뤄 졌다.

실시간 계통상태 감시와 온라인 계통해석, 경제급전과 주파수 제어가 제대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 한 것이다. 하드웨어의 신뢰도는 지난 6월부터 1500시간 연속 운전으로 검증된 바 있으니, 2005년 11월부터 5년간 약 4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K-EMS 기술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이다.

또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은 국내 전력계통의 성장과 전력산업 환경 및 계통운영여건의 변화에 대응해 지속적인 유지 보수가 필수적이므로 이를 위해 10월 15일에 연구개발 주관기관 간 유지보수 기본협약을 체결해 K-EMS 기술의 상용화와 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에너지관리스템 개발의 연구성과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5번째로 이룬 쾌거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전력계통의 성장과 에너지관리시스템(EMS) 기능의 발전에 따라 약 10년 주기로 해외 기술을 도입해 EMS 시스템을 교체해 왔다.

EMS의 해외기술도입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였다. 첫째, 전력산업의 환경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EMS는 패키지 형태로 도입되고 유지보수되기 때문에 국내 전력산업 정책변화와 전력계통의 특성을 반영한 개선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둘째, 기술이전 기피로 유지보수에 필요한 상당한 비용을 지속적으로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와 함께 전력기술의 국제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EMS 기술의 국산화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시스템이 요구하는 높은 신뢰성과 막대한 개발비용이 소요되는데 따른 기술개발 성공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작지 않아 그동안 기반기술 연구개발에 머물러 왔다.

K-EMS 개발에서는 사용자 요구사항을 반영해 국산화함으로써 해외 정전사례에서 지적된 EMS의 취약점을 개선했으며, 단계별 검증단계에서는 급전원의 개선사항을 반영해 보다 실용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는 향후 유지보수에 대한 방향설정에 유용하게 적용될 것이다.

이와 같은 K-EMS 기술개발의 성공은 전력산업 발전과 전력기술의 고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력산업의 구조와 전력계통의 특성에 적합한 EMS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독자적인 개선이 가능해 전력계통의 안정성과 효율성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또한 대형 전력 IT 시스템 개발에 요구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해 유관 산업의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본 연구과정에서 개발된 요소 기술들은 해외자문사에 의존했던 전력 IT 시스템의 설계를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철도, 고속도로, 수자원 관리와 같은 유사 망사업에 필요한 제품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대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처리기술과 실시간 데이터베이스에서 작동하는 대용량 응용프로그램체계 기술을 확보해 전력분야 소프트웨어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전력시장운영 핵심기술을 개발해 지능형전력망의 운영체계로의 적용 가능성을 확보했으며, 스마트그리드 제주실증단지 적용검증을 통해 향후 지능형 전력망의 확대적용에 핵심 운영체계로 활용이 기대된다.

EMS는 일반적으로 1000만kW 규모 이상의 전력계통의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설비인데 세계적으로 소수의 공급자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는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고도의 신뢰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며, 기술개발에 따른 리스크로 인해 기술개발에 소극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력거래소의 EMS 교체주기에 즈음해 국가 주도의 전략과제로 개발됐다.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전력거래소 주도로 개발됐기 때문에 실용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연구개발 제품을 사업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계통 운전실적이 필요하므로 이를 위한 지원체계 확립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전력계통운영기술은 세계 일류 수준이어서 국내 전력계통에서 검증된 시스템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며, 이를 통해 EMS는 물론 전력기술의 국제 경쟁력이 강화되어 전력산업의 수출산업화 육성의 견인차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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