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올 국감 역시 ‘앙꼬 없는 찐빵’
<기자의눈> 올 국감 역시 ‘앙꼬 없는 찐빵’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0.10.0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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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 앞서 피감기관 건물엔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 담당자들은 뜬눈으로 두툼한 자료를 만들어냈다. 국감 당일 이들은 충혈 된 눈과 부스스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졸고 있었다.

지난 7일 한전에서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종혁 의원(한나라당)이 본 질의에 앞서 ‘국감장에 웬 외국산 지우개냐’며 호통쳤다. 사실 이 지우개는 국내산인 것으로 밝혀져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 의원의 불만은 ‘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느냐’다. 최근 정책기조인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한전의 중소기업지원사업에 대한 질의가 도마에 올랐다.

이뿐인가. 질의의 대부분이 피감기관 꼬투리 잡기에 혈안이 된 것도 여전했다. 남동발전의 특채를 비롯해 한전차량 교통사고 현황, 한전직원 음주운전 적발건수 등이 지적됐다.

조경태 의원(민주당)은 자신의 지역구에 위치한 부산복합화력(한국남부발전(주)) 일대에 조성된 공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며 한전 사장을 몰아세웠다. 따지고 보니 비교대상이 얼마 전 준공된 군산복합화력(한국서부발전(주)). 10년 된 발전소와 1년 된 발전소가 어떻게 비교대상? 심지어 정확해야할 발전소 이름도 자료화면엔 ‘감천발전소’로 표기돼 있다. 바뀐지 벌써 9년인데…

국감에서 이 같은 지적,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경주방폐장과 사용후핵연료, 한미 원자력협정, 원전수출 등 반드시 짚고 가야할 일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예민한 부분을 자료로 피해간 것.

국감은 국정 전반을 감시해야 한다. 사소한 일들은 국감기간이 아니더라도 따러 불러 옳고 그름을 따진 뒤 호통쳐도 늦지 않는다. 굳이 시간이 제한된 국감에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국감,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출석한다. 정부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고, 예민한 문제에 대한 적절한 조율도 가능하니 얼마나 좋은 자린가.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늘 아쉽다.

각 분야에 산재된 문제가 아직 많다. 남은 기간동안 이 문제의 해결 실타래를 제시하는 국감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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