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국가로부터 자원개발권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한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특정 대륙에서는 자금이 최우선 순위가 아닐 수도 있다. 바로 남미 같은 곳에서 말이다.
최근 이례적으로 남미국가 정상들이 잇따라 우리나라를 찾았다. 지난달 25일에는 볼리비아 대통령이, 2주 뒤인 지난 8일에는 에콰도르 대통령이 방한했다.
정상들의 만남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두 국가의 풍부한 자원확보가 최대 목표다. 그렇다면 남미 두 나라는 우리나라에 무엇을 원했을까.
바로 우리나라의 비약적인 경제발전 경험이다. 그들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그 경험을 전수받고자 했다.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한강을 넘을 때 무수히 놓여 있는 다리를 보고 “볼리비아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러한 교통 인프라”라며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고 한다.
라파엘 꼬레아 에콰도르 대통령도 SK에너지 울산공장과 현대중공업 조선소 등 주요 산업현장을 둘러보며 기술력과 규모에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두 대통령한테 한국은 경이로운 국가다. 세 나라는 똑같이 열강의 오랜 식민지배를 받고 독립 후 치명적 내전을 겪었지만 두 국가는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저개발국에 제공하고 있는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에 두 국가를 포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국가에 KSP사업이 제대로 정착된다면 그로부터 얻어지는 시너지효과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평가된다.
자원개발권 획득은 둘째 치고 진출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여러 남미국가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다. 또한 여기에서 생긴 파급효과로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까지 진입까지 노릴 수 있다.
정부가 KSP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실제 사례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자칫 KSP사업이 우리의 이익만 취하는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중국이 반미성향이 깊은 남미와 아프리카에 엄청난 차관과 개발원조금을 지원해 처음에는 큰 호응을 얻는 듯 했으나 최근에는 이기적 행동으로 미움을 사 퇴출 바람을 맞고 있다고 한다.
중국을 반면교사 삼아 KSP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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