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경주방폐장, 허술한 사업관리 아쉬워
<기자의눈> 경주방폐장, 허술한 사업관리 아쉬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0.09.0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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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일단락 될 것 같던 경주방폐장 안전성 논란이 다시 폭발, 경주가 시끌시끌하다.

조승수 의원(진보신당)이 ‘경주방폐장 부지 안정성 확보가 불가능하므로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과 용역 보고서 사본을 제보로 입수하면서 이 논란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 문건에는 현재 건설중인 경주방폐장 사일로 6기 모두 5등급 이하의 암반에 위치하거나 파쇄대 영향범위에 위치하므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연히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 문건이 공개되자 경주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경주방폐장 안전성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며, 방폐장 건설을 중단하고 설계·시공을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반발 수위를 높였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도 진화에 나섰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지하공동 상세 설계 용역’을 수행한 S사는 한국전력기술로부터 세부검토가 불가능한 자료를 받아 설계변경의 필요성을 검토한 뒤 결과보고서를 한국전력기술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유출된 것이라고 세부경위를 설명했다.

S사 관계자는 “이 문건은 과거 지질조사자료와 지질구조 3차원 모델링 자료만으로 검토된 것”이라며 “사일로 부지에 3∼5등급의 암반이 분포돼 있음에도 모두 5등급 이하로 판단한 것은 오류”라고 해명했다.

경주방폐장 안전성 유무도 중요하지만 철저하지 못한 사업관리가 못내 아쉽다.

사업관리자가 협력업체에 용역을 주는 과정에서 부실한 자료를 넘긴 것이나 그 부실한 자료를 갖고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업체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경주방폐장 관련 용역이나 사업도 이 같은 과정으로 진행된 건 아닐까란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볼 때 그 동안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 안전하다고 주장한 근거도 부실한 자료를 바탕으로 나온 결과가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아니겠지만 최소한 이 같은 빌미가 사업을 좌지우지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잊지 말자, 얼마나 어렵게 추진한 사업인지. 그리고 그 동안 어렵게 쌓아온 신뢰를 깨버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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